지난 5/13일 인천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육청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사무지회는 5/20일 인천교육청 정문에서 오후 5시 30분 부터 약 1시간 동안 실시된 학교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퇴근선전전에 동참하였습니다.

[관련기사 - 사무노동자 236호 2면]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학교!

학창시절 기억을 더듬어보면 학교에 선생님과 학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무과 선생님, 도서관 사서 선생님, 숙직 아저씨, 청소 아주머니 등 흐릿한 기억이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은 교육제도와 운영정책이 변해가며 더 많은 직종이 생겨났다. 교무보조, 행정보조, 사서, 영양사, 조리사, 조리종사원, 과학실험보조, 특수보조, 전산보조, 방과 후 보육교사, 시설업무보조 등 이들이 없으면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보조’라는 이유로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며, 극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

너무도 열악한 노동조건

 박근혜 대통령조차 후보일 당시 “공공기관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공약을 낼 만큼 학교비정규직의 차별과 노동조건은 너무 열악하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20년을 일했어도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조리원의 경우 하루 8톤가량 밥을 푸고 식자재를 나르다가 손목이 나가도 산재조차 받지 못했다.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다. 억눌린 설움이 봇물 터지듯 터져 최근 수년간 전체 40만 명 중 7만여 명의 학교비정규직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간의 투쟁으로 최악이었던 노동조건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인천의 학교비정규직, 노숙농성에 돌입

 지난 13일 인천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육청 앞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교섭의 대상인 인천시 교육청이 구체적인 근거나 노력도 없이 “예산이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다 주는 밥값조차 인천에서는 한 푼도 지급되지 않고 있고, 오래 일했더라도 장기근무 가산금 상한제 때문에 월급은 제자리다. 또 직종마다 업무성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처우를 차별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천시 교육청은 이러한 요구를 진지하게 살필 생각도 없는지 배 째라는 식이다.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우리 아이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다. 아무 걱정 없이 정성과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고, 밥을 먹일 수 있도록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가 보다 나아져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에 반대하는 엄마, 아빠로!

 작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임금협약 체결을 위해 파업을 벌이겠다고 했을 때 언론은 급식대란을 이야기하며 이기주의로 몰고 갔다. 그런데 이때! 용감하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했던 학부모 단체들이 있었다. 며칠 도시락을 싸야 하는 수고를 감내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비정규직 차별이 사라지는 것이 더 나은 배움터를 만든다는 생각에서였다. 엄마, 아빠들의 지지선언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주었다.

 사무지회의 조합원들은 상당수가 아이들의 엄마고 아빠다. 우리의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교사 수는 늘리지 않고 수업 외 업무를 비정규직에게 넘기고 있는 상황, 비정규직에게 차별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로서, 또 동시대를 사는 노동자로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