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경찰, 조계사 진입 강행 왜 ㆍ청와대 ‘강경 대응’ 주문도 경찰이 조계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조계사 경내로 진입한 것은 2002년 발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작전 이후 13년 만이다. 경찰이 조계사 진입을 불사하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려는 것은 청와대발 ‘강경 대응’ 주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앞두고 ‘노동계 힘빼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수배 중인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종교단체에 은신한 채 공권력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정부로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이 나오면서 경찰은 종교시설 침탈이라는 비판 여론을 감수하고서라도 한위원장 체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 위원장에게 ‘24시간 최후통첩’을 했다. 강 청장 스스로 “종교시설에 대한 공권력의 영장 집행은 최후로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처럼, ‘최대한 기다렸다’는 인상을 주며 여론전을 펼친 것이다. 경찰이 자승 총무원장의 중재를 받아들여 20시간 남짓 영장 집행을 연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이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 대회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며 여론전을 펼치고, 이 ‘폭력시위’ 프레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도 무리한 진입작전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소요죄 검토’라는 무리수까지 둬가며 폭력시위 프레임을 짜왔다.
이미 지난 6월 한 위원장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반년 가까이 영장 집행의 명분을 쌓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