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시행 후 활동 본격화, ‘차별적 인사정책’ 집중 제기
한국지엠 소속 사무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한국지엠사무지부(지부장 이창훈)가 최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7월 복수노조 시행에 맞춰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결과 조합원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5일 현재 조합 가입대상 사무직 5천여명 중 절반 가량이 지부에 가입했다. 조합원수가 1천여명대까지 내려갔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지부는 2005년 7월 출범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하지만 기존의 생산직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무직 노조의 독자적 활동은 미미한 편이었다. 현재까지 단체협약도 노조사무실도 상근자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도 지부는 미지급된 통상임금 청구소송을 벌여 1심 판결을 받아 놓은 상태다. 법원은 회사가 100억원 상당의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은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돼 있다.
지부가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복수노조가 시행된 올해 7월부터다. 지난달 11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사내집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반경도 넓히고 있다. 사내집회에는 사무직 조합원 500여명이 참여해 조직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부는 조합원들의 이해와 직결되는 임금 문제를 우선적으로 제기한 상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생산직과 사무직에 동일하게 지급되던 성과급을 올해부터 따로 지급하기로 했다. 사무직 직원에 대해서만 연말 업무평가를 통해 차등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차별적 처우는 사무직들을 노조로 모여들게 했다.
회사가 내놓은 임금삭감에 준하는 조치들도 사무직의 불만을 사고 있다. 회사는 7월 초 직급체계를 개편하면서 차장과 부장을 각각 2·3개 등급으로 세분한 뒤 각 직급 간 임금을 차등해 지급하고 있다. 같은 차장 승급자라도 직급에 따라 급여가 다르다. 기존 차장 승급자에 비해 급여가 낮아지는 셈이다.
회사는 또 매년 3월1일로 돼 있는 임금인상 기준일을 올 들어 3분기로 변경했다. 일본 대지진 사태 등의 여파로 자금 회전이 양호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회사는 임금인상분에 대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창훈 지부장은 “한국지엠은 비상장업체로 경영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아 비용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런 가운데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무모한 인사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부는 장기적으로 한국지엠지부와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임원선거에 출마한 한국지엠지부 후보들에게 ‘1사1조직’ 방침에 대한 견해를 물어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도 했다. 이 지부장은 "지금까지는 노조 가입범위 같은 노조 내부 문제로 통합이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조직통합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